<고추비빔면>을 먹어보고 감상과 소개와 정보


 

 1. 농심의 진짜진짜맵다맵다(병맛돋네 진짜)를 이어 고추비빔면을 먹어보았다. 진짜진짜맵다맵다를 사러 갔을때 같이 끼워서 특가로 팔길래 낼름 집어왔다. 'ㅅ'

 2. 비빔면 시장에서의 절대 강자는 모두가 알다시피 팔도비빔면이다. 비빔면계에서 팔도비빔면의 위력은 정말 막강하다. 진짜 팔도비빔면을 제외한 농심, 삼양, 오뚜기의 비빔면 제품은 그냥 쩌리로 취급해도 될 정도로, 점유율이 무려 80%를 넘긴다. 이 수치는 비빔면계통만 두고 본 것이고 전체 라면시장에서 팔도비빔면은 여름철 아니면 판매량 순위 20위권에도 못 끼어들긴 하지만... 어쨌든 비빔면 계통에서 팔도비빔면의 위력은 절대적이고 오히려 컵라면 쪽에서 오뚜기의 라면볶이, 스파게티 시리즈가 팔도비빔면 다음을 이어가는 정도이니 봉지형 비빔면은 그냥 팔도비빔면만 보고가도 무난하다 하겠다.

 3. 비빔면은 전체 라면 시장에서 큰 비중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비빔면도 여름에는 나름 쏠쏠하게 팔리는 물건이라 라면계의 최강자라 자부하는 농심이 비빔면 시장을 그냥 두고 보지는 않았다. 오랜 세월동안 농심은 수많은 비빔면 제품들을 출시해가며 팔도비빔면의 아성에 도전했고, 패망하여 단종되기를 거듭해왔다. 한국 라면 시장에서 비빔면을 처음으로 선보였던것은 농심이었는데, 그 농심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4. 고추비빔면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농심의 이전 비빔면 제품들을 읊어보자면, 일단 그나마 근래에 나왔던 물건들로 녹차비빔면과 찰비빔면을 꼽을 수 있겠다. 이 제품들의 공통점과 팔도비빔과의 차이점을 알겠는가?

 5. 그것은 바로 '면'이다. 팔도 계통의 라면들은 예전부터 면이 좆같기로(...) 유명했고(물론 그게 더 좋다는 사람도 있다! 취향을 존중합시다), 나도 몇 번 팔도 계통 라면들의 면은 확실히 별로라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농심도 물론 이걸 알았을 것이고, 농심은 팔도비빔면과의 허접한 면과는 다른 녹차를 쓴 면과 탄력도를 높인 면으로 시장에 도전한 것이다.

 6. 하지만 이것은 전략미스였다. 비빔면은 원래 끓이고 찬 물에 씻은 다음 먹는 까닭에 면의 식감은 면 그 자체보다는 끓이는 시간과 찬물에 어떻게 헹구느냐로 크게 좌우됐고, 자극적인 비빔장에 국물없이 비벼먹는 탓에 면의 맛은 비빔장에 가려져 사라진 것이다. 당연히 면을 차별화해봤자 크게 티가 날리가 없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아니 그냥 눈 뜬채로 먹여도 구별 못할꺼다(...)

 7. 그럼 해답은 무엇이었을까? <고추비빔면>에서 농심은 이번엔 차별화된 맛을 들고 나왔다. 물론 옛 버릇은 못 버렸는지 면에도 장난질을 쳐놨다. 어찌나 면을 강조하고 싶었던지 심지어는 조리예가 아니라 그냥 조리되기 전의 면 사진을 찍어다가 그냥 봉지에다가 박아놨다. 세상에 진진맵맵(염병할 놈들)에서는 이름가지고 장난질을 치더만 이젠 조리예를 가지고 ㅋㅋㅋㅋ

 8. 내가 면만 따로 먹어보지를 않았기 때문에, <고추비빔면>의 맛이 면에서 크게 기인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고추비빔면>은 맛의 면에서 팔도비빔면과는 차별화를 이루었다. 뭐 별로 대단치 않은 차이기는 하지만, 이전까지의 실패와는 다르게 팔도비빔면과는 명백히 다르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9. 하지만 문제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뭐 여기에 대단한 차이가 있는건 아니라는 거다. <고추비빔면>은 꽤 매운 편이고 그건 확실히 새콤달달한 팔도비빔면과는 다른 점이긴 하지만, 좀 맵게 먹고 싶으면 고추가루 쳐서 먹으면 그만 아니겠는가? 그와 반대로 <고추비빔면>을 좀 다른 맛으로 어떻게 해서 먹을 수 있겠는가. 물 같은 걸 끼얹나?

 10. 거기에 가격도 문제다. <고추비빔면>의 가격은 한 봉에 1000원(권장소비자가). 확실히 가격이 올랐다. 마트 같은 곳에서 특가를 하면 팔도비빔면보다 싸질 수는 있겠지만, 팔도는 뭐 특가 같은거 할 줄 모르나?

 11. 이러한 점들로 봐서 <고추비빔면>을 통한 농심의 새로운 도전은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허무하게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나는 <고추비빔면>이 타 사의 비빔면들이나 자사의 이전 제품들보다는 좀 더 높은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고추비빔면>이 어느 정도 인기를 끌수도, 롱런 할 가능성도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팔도비빔면의 아성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12. 농심 <고추비빔면>은 이제 팔도비빔면이 질린다는 분들께 권해드린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그 분들이 계속 <고추비빔면>을 드실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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